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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search of Secondary School Chemistry Major Teachers’ Perceptions on the Drying Phenomenon of Frozen Wash
A Research of Secondary School Chemistry Major Teachers’ Perceptions on the Drying Phenomenon of Frozen Wash
Journal of the Korean Chemical Society. 2006. Feb, 50(1): 65-78
Copyright © 2006, The Korean Chemical Society
  • Received : May 11, 2005
  • Published : February 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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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s
현희 김
기창 양
동욱 김
성혜 백

Abstract
이 연구에서는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승화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이를 상평형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등학교 화학 교사들의 인식을 알아보았다. 53명의 교사들을 선정하여 이 연구에서 개발한 설문 및 면담을 실시하였다. 또한 사범대학 물리화학 전공 교수 2인과 분석화학 전공 교수 1인에게도 면담을 실시하여 교사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의 승화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 설문 응답한 53명의 교사 중 41명이 승화 현상이라고 답하였다. 승화라고 생각하는 교사들은 대부분 고체에서 기체로 상태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응답하였으며, 승화가 아니라고 생각한 교사들은 상평형 그림에서 외부압이 1기압일 때 승화가 일어날 수 없는 조건이라고 응답하였다. 17명의 교사는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상평형 그림에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며, 34명이 나타낼 수 없다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대부분 상평형 그림에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대해 혼란스러워하였으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하였다.
Keywords
서 론
물의 증발과 얼음의 승화 현상은 과학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초, 중등학생들의 개념은 과학교육과정을 통해 추구하는 개념과 매우 다르다는 연구들 1 - 15 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이루어져왔다. 그 중 고영미의 연구 1 에서는 상태 변화의 개념과 보존 개념 및 증발 조건에서 고학년으로 갈수록 과학적 개념이 증가하는 반면에 과학자의 개념과 다른 다양하고 복잡한 아동의 개념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고 하였다. 또한 과학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 6 , 16 에서도 다양한 개념들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과서의 서술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연구 16 - 18 도 이루어졌다.
우리나라 과학교육과정에서는 중학교에서 증발과 끓음, 얼음의 승화 등의 개념을 관찰 가능한 현상 수준으로 다루면서 입자적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그리고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에서부터는 상평형 그림과 함께 이론적 접근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적 관점은 관찰한 현상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가능하게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저학년에서 다루어지는 내용과 고학년에서 다루어지는 관련 내용의 연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이를 배우는 학생들은 다양한 혼란을 가지게 될 수 있다. 그 예 중 하나가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승화로 설명할 때이다. 흔히 승화성 물질이라고 알고 있는 드라이아이스 경우를 살펴보면, 삼중점이 5.11기압에 위치하므로 대기압에서 충분히 승화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얼음의 경우 삼중점이 0.006기압에 위치하기 때문에 대기압인 1기압 하에서 겨울철에 언 빨래가 마르고, 추운 겨울에 성에가 끼며, 눈사람이 녹지 않고 줄어드는 자연 현상이 승화라고 가르칠 때, 이 현상을 상평형 그림의 승화곡선과 관련지어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승화 현상과 관련하여 이를 가르치는 과학 교사들의 인식을 알아본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설문지 및 면담을 이용해 겨울철에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승화 현상으로 인식하는지, 그리고 승화곡선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교사들과 교사 교육을 담당하는 몇몇 화학 전공 교수들의 인식들을 살펴보고, 승화 현상을 인식하는 데에 있어서 어떠한 문제점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이들의 사고를 바탕으로 승화곡선을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연관시켜 설명할 때 강조하여 가르쳐야 할 점을 찾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연구 대상. 교육대학원을 다니는 화학 교사 41명과 1정 연수 중인 화학 전공 교사 12명 등 총 53명의 교사들과 물리화학 전공 교수 2인과 분석화학 전공 교수 1인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절차. 상태 변화와 관련 선행연구를 고찰하여 교사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의 기초 문항을 개발하였다. 설문 내용은 언 빨래가 마르는 것이 승화라고 생각하는지, 이 현상과 증발 현상을 상평형 그림에 나타낼 수 있는지, 그렇게 답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1차 검사지를 대학원에 재학 중인 화학 교사 5인에게 투입하였고, 그 결과를 토대로 문항의 수정 방향에 대해 화학교육 전문가와 화학교사 5인의 논의를 거쳐 최종적인 2차 검사지를 완성하였다. 문항은 연구 대상자가 가지고 있는 개념을 직접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술형과 이유 진술형의 문항을 섞어서 구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응답 유형의 분류 체계도 세웠다.
설문 결과는 분류 체계에 따라 범주화하고, 각 유형별로 1-3명의 교사를 선발하여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은 설문을 통해 수집한 자료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알아보기 위하여 실시하였다. 각 교사 당 면담 시간은 약 20분 내지 30분 정도 소요 되었고, 개별면담으로 진행하였다. 그리고 비교적 자유롭게 대화하는 비구조화된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에 활용된 질문의 절차와 반응의 형식은 응답을 강요하거나 제한하지 않는 개방적인 형태로 이루어졌다. 면담 내용은 모두 녹음하였고, 녹음한 자료는 2일 이내에 전사하여 범주화된 유형별로 분석하였다.
용어 정리
증발 : 논문에서 사용한 증발은 일상생활에서 말하는 증발인 알짜증발을 말하는 것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액체의 양이 줄어들고 있을 때 이를 증발이라고 표현하였다. 다시 말해 증발량에서 응축량을 뺀 값만을 나타낸다. 다만 증발량과 응축량이 같아지는 동적 평형을 설명할 때에도 사용하는 증발은 미시적 관점에서 응축과 관계없이 액체에서 기체로의 증발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연구에서 의미하는 바와는 구별된다.
승화 : 논문에서 사용한 승화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고체의 양이 줄어들 때의 승화 즉, 알짜승화를 말하는 것이다. 이는 고체가 액체로 변하지 않고 바로 기체의 상태로 변하는 양과 다시 기체 상태가 고체로 변하는 양이 동적 평형 상태에 도달하지 않았을 때를 의미하며, 동적 평형 상태에 도달하였을 때 미시적 관점으로 고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양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밝혀둔다.
연구 결과 및 논의
상태 변화에 대한 인식. 추운 겨울(1기압, -10 ℃)날, 빨랫줄에 빨래를 널었을 때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이 승화인지 아닌지에 대한 교사들의 생각을 설문을 통해 조사하였다. 그 결과, 41명이 승화 현상이라고 답하였으며, 12명은 아니라고 답하였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와 함께 분석한 결과를 1 에 제시하였다.
Perception types of teachers on the drying phenomenon of frozen w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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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개념
승화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에서 ‘고체에서 기체로 변했기 때문’ 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3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응답은 단순히 교과서에서 묘사한 대로 언 빨래가 마르는 것을 고체에서 기체로의 승화라고 받아들인 경우이다. 이들 중 한 명과 면담을 한 결과 다음과 같은 자료를 얻었다.
  • 면담자: 언 빨래가 마르는 것이 승화인가요?
  • 교사31: 고체가 기체로만 된다면 그건 승화죠. 상태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온도와 압력이라고 가르쳐요. 그런데 그것이 그냥온도를 변화시키거나 압력을 변화시키는 한 가지 원인만 독립적으로 생각하지, 둘 다를 한꺼번에 생각하지는 않아요.그냥 상평형그림에 승화곡선이 있으니까,그리고 고체가 기체로 되는 게 승화니까, 그럼 된 거 아닌가요?
이 교사는 물의 상태변화에서 온도와 압력을 동시에 고려하지 않고, 그 중 하나의 조건만을 고려한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중학교에서 온도와 압력 변인을 동시에 고려한 상태변화가 제시되지 않고, 단순히 한 변인만으로 물질의 상태변화를 설명하는 것과 관련된 사고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압력과 온도의 변인을 동시에 고려한 상평형 그림에 상태변화의 현상을 모두 적용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면담에 응한 다른 교사는 학생으로부터 언 빨래가 삼중점인 0.006 기압보다 높은 1기압에서 어떻게 승화가 일어날 수 있는 지에 대해 이미 질문을 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 교사52: 겨울철에 언 빨래가 마르는데 우리가 사는 곳은 1기압 아닌가요? 라는 질문을 학생한테서 받았어요.
  • 면담자: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 교사52: 한번도 생각해 본 게 아니어서 “나도 좀 생각해보마.일단 승화라고 외워라.”라고 말했죠.
  • 면담자: 그리고 그 문제를 나름대로 해결하셨나요?
  • 교사52:아니요⋯.
이러한 설문 및 면담 자료를 통해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승화라고 응답한 대다수의 교사들이 그 현상을 상평형 그림을 이용하여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단순히 교과서의 설명을 수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대기압이 1기압이라고 하더라도 승화곡선의 세로축은 일정한 온도에서 고체 상태의 얼음과 기체 상태의 수증기가 동적 평형 상태에 도달하였을 때의 포화수증기압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동적 평형 상태에 도달하지 않은 조건인 건조한 겨울에는 언 빨래의 주변의 증기압이 삼중점에 해당하는 포화수증기압인 0.006기압보다 낮을 수 있기 때문에 승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이 문제를 설명하는 교사는 4명에 불과했다. 즉, 상평형 그림이 고체와 액체, 혹은 기체 상태 간에 동적 평형에 도달하였을 때의 조건을 가지며, 이때 세로축의 기압을 대기압이 아닌 포화 수증기압으로 이해하여야 한다는 점을 대부분의 교사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1 의 자료에서 볼 때, 8명의 교사들은 대기압이 삼중점의 0.006기압보다 높다는 이유 때문에 승화가 아니라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응답을 한 교사 중 한 명과 면담을 실시하였다.
  • 면담자: 왜 언 빨래가 마르는 것이 승화가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 교사33: 언 빨래가 마르는 것을 상평형 그림에 나타낼 수 없잖아요. 대기압이 1기압인데 어떻게 승화가 있을 수 있어요. 승화는 삼중점 아랜데⋯. 난 언 빨래가 마르는 것이 승화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학생들에게 가르칠 때 승화가 아니라고 가르쳤어요.
  • 면담자: 중학교에 상평형 그림이 나오나요?
  • 교사33: 영재반 아이들한테 수업했었죠. 왜언 빨래가 마르는 것을 승화라고 하는지⋯ ⋯분명히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낼 수 없으니까 승화가 아닌데⋯.
  • 면담자: 그럼, 언 빨래가 마르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시나요?
  • 교사33:실제로는 승화가 아니라 융해를 거친 다음 증발한다고 생각해요.
교사 33의 경우에는 언 빨래가 마르는 변화를 고체 상태에서 액체 상태로의 변화를 거쳐 기체 상태로 변화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또한 이러한 상태변화는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이 교사는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에서 고체 상태와 기체 상태가 동적 평형에 도달하지 않았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동적 평형 상태를 가정한 상평형 그림에 이 현상을 표현하기 위해 압력은 일정하지만 계속 온도가 올라가는 상황을 설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승화라고 판단해야 할지, 아니라고 생각해야 할지에 대한 교사들의 생각이 다양하다는 점은 얼음의 승화 현상을 상평형 그림으로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면서 승화에 대한 개념까지 혼란을 가져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화학전공자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하여 국립 사범대학교에서 물리화학을 전공하는 교수 1과 면담을 하였다.
  • 면담자: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이 상태변화 맞나요?
  • 물리화학 전공교수 1: 언 빨래가 마른다는 것이 상전이라고 하는 용어에 딱 맞느냐⋯.
  • 면담자: 그럼 언 빨래가 마르는 것은 상태변화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 물리화학 전공교수 1: 상전이이긴 하죠. 저도 헷갈리는데⋯. 언 빨래가 마르는 것은 우리가 말하는 상전이라는 것의 정의와 맞지 않는 게 아닐까. 100도에서 물이 끓는 것은 상전이이고,물이 증발하는 것은 상태변화이긴 한데, 평형상태는 아니죠.언 빨래가 가지고 있는 자유에너지 개념이나⋯ 언 빨래가 마른다고 하는 것이 과연 승화냐 하는 것도 생각을 해봐야 하겠네요. 그게 승화 맞아요?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무슨 뜻이냐면,언 빨래의 얼음의 표면이 일단 액화되고 물이 증발하는 것일 수도 있죠. 잘 모르겠네요. 한번쯤 생각해봐야 될 거예요.
물리화학 전공 교수 1 역시 교사 33과 마찬가지로 상평형 그림에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적용시키려고 시도하면서, 승화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또한 고체가 액체를 거친 다음에 기체가 된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점은 사범대학에서 전공을 가르치는 교수들과 사범대학을 졸업한 현직 교사들의 생각에 유사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는 사범대학에서 분석화학을 전공한 교수와의 면담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 면담자: 언 빨래가 마르고, 증발이 일어나는 것을 상평형그림에 나타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여쭤 보려고요.
  • 분석화학전공교수: 상평형그림에서 고체에서 기체로 곧바로 넘어갈 수 있어서 승화가 일어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 면담자: 그때 세로축은 외부압인가요?
  • 분석화학전공교수: 그렇죠. 압력은 항상 외부압이죠.외부압이 곧 대기압이죠.대기압력이 낮아지는 거죠.바람이 불면.
  • 면담자: 보통 여기가 1기압인데 바람이 불면 여기가 0.006기압이 된다고요?
  • 분석화학전공교수: 그러게.나는 그게 이해가 안됐어요. 드라이아이스를 놔두면 곧장 없어지는 거죠. 하지만 빨래가 그렇게 빨리 마르지는 않죠. 내가 생각하기에 빨래가 마르는 것은 녹아서 없어지지 않을까. 솔직히 난 그렇게 생각해요.정말로 날아간다면 얼음이 없어져야 되잖아. 얼음 놔두면 없어지진 않잖아.
  • 면담자: 표면에 아주 작게 날아가지는 않을까요.
  • 분석화학전공교수:고체도 증발은 하겠죠.얼음이 기체로 될 수 있겠냐.어느 정도는 되겠지.근데 그게 빨래가 마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설명하니까 그렇게 하는 거지. 그거 나는 잘 모르겠어. 아무도 그런 실험을 안 해봐서. 조절해 가면서 해야 하니까.
이 면담 자료를 살펴보면, 초기에 분석화학전공 교수가 바람이 불면 압력이 낮아져서 상태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하였으나, 곧 이 생각이 적절하지 않음을 깨닫고 자신이 이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표현하였다. 그리고 드라이아이스와 달리 빨래가 마르는 현상이 쉽게 관찰되지 않으며, 이런 경험이 거의 없음을 언급하였다. 그러나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생각과 세로축이 대기압을 의미한다는 생각을 가짐으로써 대부분의 교사들이나 물리화학 전공교수 1과 유사한 사고의 혼란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면담 과정에서 분석화학전공 교수는 ‘고체도 증발은 하겠죠.’라고 말함으로써 승화와 고체의 증발을 연결시켰다.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는 고체의 증발에 의해 빨래가 마를 수 있음을 인정하였다. 이러한 사고는 고등학교 화학II 참고서 19 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여기서는 액체의 표면에서뿐만 아니라 고체의 표면에서도 증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고체가 증발하는 것도 승화라고 생각한다면, 대기 중에서 수증기가 포화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승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과 같은 고체의 승화를 액체의 증발 개념과 관련지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4명의 교사는 언 빨래의 표면에서 얼음 분자들 사이의 결합력이 약해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이것은 승화 현상이 아니라고 응답하였다.
다른 물리화학 전공 교수 2와 면담한 결과, 물 표면이론이라는 새로운 이론을 도입하였다.
  • 면담자: 언 빨래가 마르는 것에 대해 여쭤보러 왔어요.
  • 물리화학전공 교수 2: 얼음의 승화가 삼중점 아래잖아요. 증기압이 0.006기압이면 굉장히 낮은 기압이에요. 승화조건이 되느냐 안 되느냐. 과연 일어날 수 있겠느냐. 물은 얼 때 구조가 육각형 비슷한 구조로 되는데 표면으로 가면 깨져요. 표면으로 가면 찌그러질 수밖에 없어요. 얼음에서 스케이트 타는 것도 압력으로 설명하는데 운동화 신고도 미끄러져요. 영하 40℃에서 스케이트 타는 것은 압력으로는 설명할 수 없어요.물 층이 있다가 다시 얼음으로 되는데 얼음 표면에 물 층이 있으면 그건 승화가 아니지 않느냐. 그럼 상평형곡선이 어떻게 나왔느냐 하는 의문이 있긴 있어요. 이 물 표면(얼음 표면에 물 층이 존재)이 최근의 이론이에요.
물리화학 전공 교수 2의 경우에도 역시 얼음의 승화를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며, 세로축을 증기압으로 표현하기는 하였으나, 굉장히 낮은 기압이기 때문에 설명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이를 포화수증기압으로 이해하는 대신 대기압과 같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즉 앞서 제시한 대다수의 면담자들과 같은 혼란을 가지고 있었다. 단지 이 전공교수의 경우에는 이 현상이 얼음의 표면에서만 관찰되는 현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이러한 표면에서의 변화를 표면이라는 새로운 이론을 도입하여 상태 변화와 다르게 취급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는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들이 모여서 배열하는 차이로 상태와 상태 변화를 표현하지만, 다른 계와 접한 부분인 물질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입자의 변화와 계 자체를 구성하는 입자 배열 및 움직임을 구분하지 않는다. 따라서 증발과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과 같이 계 전체가 아닌 표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도 상태변화로 제시하였다.
Teachers’ perceptions on drying phenomenon of frozen wash represented on phase equilibrium di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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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개념.
이처럼 과학 교과서에서 표면에서의 변화를 상태변화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 빨래가 승화가 아니라고 생각한 교사 중 일부(4명)와 사범대학 전공 교수조차도 표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상태변화로 여기지 않고 구분하여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평형 그림과의 관계에 대한 인식.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상평형 그림에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구분과, 이 현상을 승화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구분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교사들의 응답과 그 이유를 비교 분석하여 2 에 제시하였다.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현상을 상평형 그림에 나타낼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인식과 관계없이, 이 현상이 승화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한 17명의 교사들 중에서는 16명이 이 현상을 승화라고 생각하였다. 단지 한 명의 교사만이 얼음이 액체를 거쳐 기체로 변하기 때문에 이는 승화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교사들의 생각들은 차이가 있었다. 10명의 교사는 상평형 그림에 승화 곡선이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이 현상은 상평형 그림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단순하게 생각하였다. 그 중 한 명의 교사와 면담한 자료는 다음과 같다.
  • 면담자: 승화곡선이 있으니까 상평형그림에 나타낼 수 있다고 하셨는데, 설명 좀 해주시겠어요?
  • 교사 8: 이 현상이 승화라고 교과서에 나와 있었고, 승화이니까,승화곡선이 있으니까 나타낼 수 있나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 면담자: 세로축이 무슨 압력이라고 생각해요?
  • 교사 8: 그러게⋯.
  • 면담자:이것에 대해 한 번도 궁금해보지 않은 건가요?
  • 교사 8:그렇죠.대개 관심을 갖는 부분이 증기압력곡선 부분이니까.
  • 면담자: 그럼 물의 증발은 어떻게?
  • 교사: 마찬가지에요.상평형 그림을 자세히 보고 따진 게 아니라,이 안에 고체, 액체, 기체가 다 나뉘어져 있고 하니까, 승화, 증발도 다 그냥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 면담자: 그럼 나타낸다면 어떻게 나타낼 수 있겠어요?
  • 교사 8: 글쎄요.한번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교사 8은 막연하게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면담을 통해 구체적으로 그려보도록 요구하였을 때 이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 그림을 그리지 못하였다. 이 교사의 경우에도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이나 물의 증발 현상이 상평형 그림의 조건인 동적 평형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것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상평형 그림을 도입하여 상태변화를 설명할 때, 이 그림이 어떠한 조건에서 얻어진 자료로 구성된 것인지에 대한 인식을 같이 전달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하는 증발이나 얼음의 승화와 같은 상태변화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혼란이 발생하고, 이러한 혼란이 교사로부터 학생에게도 그대로 전달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른 면담 교사 중 한 명은 그래프에 자신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 면담자: 상평형그림에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하셨는데 설명 좀 해주시겠어요?
  • 교사17: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은 승화인데, 빨래 주위의 수증기압이 낮아져서 승화점 이하로 내려가면⋯대기압 하에서 물은 승화성 물질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증기압이 낮아지면 가능하다고 생각한 거죠.
  • 면담자: 어떻게 나타내시겠어요?
  • 교사17: 이렇게 나타내면 되지 않나?(Fig.1).
  • 면담자: 이렇게 움직이면 온도가 변해야 하잖아요.
  • 교사17: 그러네,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네.그러면 압력이 변하나? 아이들이 막 질문하러 와요. 이게 수능에 나왔어요. 상평형 그림이 주어지고 언 빨래가 마르는 것과 연결시켜서 나왔어요.
  • 면담자: 아이들이 물어보면 뭐라고 말씀하세요?
  • 교사17:1기압에서는 승화가 일어날 수 없는데, 빨래 주위의 수증기압이 낮아지면 승화가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네가 더 찾아봐라라고 말했어요. 선생님들끼리 계속 찾아보고 고민했는데, 우리가 내린 결론이 빨래 주위의 수증기압이 낮아서 승화가 일어날 수 있다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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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sponse of teacher 17 to represent drying phenomenon of frozen wash on the diagram.
교사 17의 경우에는 상평형 그림으로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과거에 고민하였던 경험을 갖고 있었으며, 면담에 응한 시점까지도 이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였다. 이 교사가 답을 찾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상평형그림의 세로축을 언 빨래 주위의 증기압으로 해석하다가 다시 1기압에서는 승화가 일어날 수 없다고 말함으로써 세로축을 대기압으로 이해하는 등 상평형그림의 세로축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못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사 4의 경우에는 이와는 다르게 기압의 변화로 이를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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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sponse of teacher 4 to represent drying phenomenon of frozen wash on the diagram.
  • 면담자: 언 빨래가 마르는 것을 상평형곡선에 나타낼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나타내세요? 예를 들어서.
  • 교사4: 기압이 낮아지는 걸로 생각했어요. 외부압이 진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승화하잖아요(Fig.2).그래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어요.(웃음)
  • 면담자: 외부압 1기압에서 밑으로 내린다고요?
  • 교사4: 애들한테 이렇게 가르치거든요.
  • 면담자: 이렇게요?
  • 교사4: 네,그리고 살짝 넘어가요.
  • 면담자: 아니, 잠깐. 수업할 때 승화를 표시해요?
  • 교사4: 가끔. 애들이 질문하면⋯.
  • 면담자: 애들이 질문해요?
  • 교사4: 어떻게 표시할 수 있냐고 물어봐요. 그럼,드라이아이스를 표현해 주고드라이아이스하고 똑같은 것처럼 하고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지? 하고살짝 넘어가요. 왜냐하면 내가 이 부분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요.
  • 면담자: 그럼 (학생들이) 질문 안 해요?
  • 교사4: 네. (학생들은)1기압이 유지되어야 한다, 이런 걸 생각 못해요.대기압이지만, 빨래 표면의 압력은 외부압과 다를 수 있어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런데냉동실 안의 얼음이 날아가는 것은, 거기는 1기압은 1기압이겠죠?잘 모르겠어요.세로축이 증기만의 압력이어야 하는지도 의문스럽고.
교사 4의 경우에는 세로축을 외부압인 대기압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동적 평형 상태에 도달하기 전에 일어나는 상태변화를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내는 방법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 못하였다. 따라서 냉동실에서 얼음이 줄어드는 승화 현상이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현상이 외부압이 1기압인 조건에서 일어난다는 것과 상평형 그림과의 연결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교사 17이나 교사 4의 면담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에 대하여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교사들에게 질문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함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해 교사들도 명확하게 이해한 답을 제공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면담에 응한 많은 교사들이 자신의 개념이 명확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제대로 이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음을 표현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교사 교육 시기부터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상평형 그림의 세로축을 포화수증기압의 개념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외부압인 대기압으로 이해하는 이유는 액체 상태에서의 압력을 액체와 닿아 있는 대기의 압력과 동적 평형에 도달하였다는 가정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상태 변화 중에서 기화인 끓음의 현상을 설명할 때, 증기압과 대기압이 같을 때 일어나는 것으로 표현하지만, 이것의 의미가 동적 평형에 도달한 것임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물의 상평형 그림은 닫힌계에서 초기에 진공 상태로 다른 기체를 배제하고 액체인 물과 기체인 수증기, 혹은 고체인 얼음 사이의 동적 평형에 도달하였을 때의 온도와 압력을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닫힌계에서 측정된 이 상황을 열린계의 상황으로 전이할 때, 국소적으로 액체의 표면은 닫힌계의 상황, 즉 수증기만으로 나타내는 압력을 가정한다. 액체인 물과 기체인 수증기의 동적 평형에 도달하여 끓음이 일어날 때, 액체의 표면 뿐 아니라, 액체의 내부에서도 분자 사이의 인력을 끊고 기포가 형성되는 현상이 관찰되기 때문에 계 전체에서 격렬하게 일어나는 변화를 상태변화라고 생각하고, 계의 표면에서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는 상태변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고체의 경우에는 수증기압과 동적 평형에 도달하여 승화가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고체를 구성하는 입자들 사이의 인력이 액체 상태에서의 인력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내부에서부터 폭발적으로 상태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격렬한 정도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고체의 승화는 동적 평형에 도달한 경우나, 동적 평형에 도달하기 전이나 항상 표면에서부터 일어난다. 따라서 표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냐, 아니냐 하는 것으로 상태변화를 구분하는 것은 적절한 사고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닫힌계에서 고체와 액체의 상평형을 고려할 때에 세로축을 대기압이나 증기압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경우에는 고체나 액체의 압력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이 때문에 교재에 따라서는 세로축을 기압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단순히 압력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열린계의 상황으로 전이시킨다면, 액체의 압력이나 고체의 압력은 이와 닿아 있는 외부압과 평형에 도달하였다고 가정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압인 대기압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세로축의 압력이 의미하는 바에 대한 교사들의 혼란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사고는 물리화학전공 교수 2와의 면담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 면담자: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이나 25℃에서 물의 증발을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는지에 관해 말씀해주시겠어요.
  • 물리화학전공교수 2: 나타낼 수 있죠.
  • 면담자: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은 (대기압이) 1기압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고, 상평형 그림에서 승화곡선은 1기압이 아닌 데도요?
  • 물리화학전공교수 2:그건 상평형 그림의 세로축이 이중적이어서 그래요. 외부압도 되고 증기압도 되는 거죠.
  • 면담자: 둘 다의 의미를 다 갖는다고요?
  • 물리화학전공교수 2: 그렇죠.증기압이 부분압이니까.
  • 면담자: 그게 잘 이해가 안 되는데요.
  • 물리화학전공교수 2: 그건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거죠. 물론 전체 압력을 가지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전체압력이 영향을 주겠죠. 하지만 기체가 수반되는 반응에서는상평형 그림에서는 증기압력으로 봐요.
  • 면담자: 처음에 진공상태에서 나중에 동적 평형을 이룰 때의 그 증기압력하고, 공기가 있는 상태에서 액체가 있을 때 밀폐시켰을 때 동적 평형을 이루었을 때의 증기압력이 같은가요?
  • 물리화학전공교수 2:그렇죠.처음에진공이었을 때는 외부압과 증기압이 같고 공기가 들어있는 경우는 최종압력은 공기압하고 증기압하고 합쳐야죠. 그 때의 증기압은 서로 같아요.물론 정확하게는 아니에요. 돌턴의 분압법칙이 이상기체를 다루니까.
물리화학전공교수 2는 기체가 수반되는 반응에서 상평형 그림의 세로축을 외부압의 부분 압력인 증기압력으로 보고, 고체와 액체의 상평형에서는 세로축을 외부압으로 해석하였다. 이렇게 같은 상평형 그림을 사용하면서 상태 변화의 조건에 따라 세로축의 의미를 이중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점을 교사들이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이나 물이 증발하는 현상을 상태변화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본다.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이나 물의 증발을 상평형 그림과 관련지을 때 구분하여야 하는 또 다른 조건은 열린계와 닫힌계의 상황이다. 얼음이나 물의 조건, 즉 일정한 온도와 증기압이 상평형 그림에서는 기체 상태의 조건이라면, 열린계의 상황에서는 얼음에서 승화가 일어나 발생한 수증기가 끊임없이 주변으로 흩어지기 때문에 항상 포화수증기압보다 얼음의 증기압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얼음이 모두 승화될 때까지 계속 반응이 진행된다. 그러나 닫힌계의 상황에서는 승화된 수증기에 의해 증기압이 점차 올라가 결국은 포화수증기압에 도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얼음이 기체가 되는 것과 기체인 수증기가 다시 얼음으로 되는 반응이 동적 평형에 도달하기 때문에 얼음과 수증기가 공존하면서 그 현상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이러한 조건의 변화를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내는 것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낼 수 없다고 응답한 교사는 53명의 교사들 중에서 34명이나 되었다( 2 ). 그 중에서 15명의 교사들은 상평형 그림은 닫힌계의 조건이어야 하고,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은 열린계의 상황이기 때문에 상평형 그림에 이 현상을 나타낼 수 없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15명의 교사들은 언 빨래가 마르는 조건이 1기압과 영하 10 ℃이기 때문에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낼 수 없다고 응답하였다.
지구과학 교과서에서는 주어진 온도와 압력 하에서 포화수증기압 곡선을 가지고, 물의 증발이 계속 일어날지 혹은 강수가 내릴지 등을 예측하는 활동을 한다. 이때 포화수증기량곡선을 이용한 현재 대기 중 수증기의 포화와 불포화를 통해 기상의 변화를 설명하는 것과 관련지어 얼음의 승화나 물의 증발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구과학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포화수증기압 곡선을 화학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상평형 그림과 관련지어 세로축의 압력을 포화수증기압으로 이해하는 것도 사고의 연결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닫힌계의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므로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상평형 그림으로는 나타낼 수 없지만, 이 현상을 승화라고 생각하는 교사 중 한 명과 면담을 하였다.
  • 면담자: 얼음의 승화를 상평형곡선에 나타낼 수 있나요?
  • 교사2: 이 설문지를 접한 순간 아, 내가 굉장히 궁금해 하던 거다 해서 반가웠어요. 5년 전부터 상당히 고민했었죠. 다른 선생님과 나름대로 이야기도 많이 하고 해서 그런대로 결론을 내렸어요.
  • 면담자: 상평형곡선에 표시할 수 없다고요?
  • 교사2:세로축을 증기압으로 보는 사람이 많아서 상평형그림의 해석을 이상하게 이해를 해요.상평형그림은 온도와 압력에서 존재하는 상을 의미하는 것인데 실생활의 끓는점, 어는점 이런 것들을 나타내다 보니까열린계에서 압력을 높이고 온도를 높이고 하는 경향성을 상평형그림으로 표시할 수 있어서 그것으로 설명을 하는데 그건 아니죠.상평형그림으로는 상태변화를 표시할 수 없는 거죠.열린계에서는 증발이 일어나죠.닫힌계에서는,다른 아무 것도 없고 물만 있는 그 차단된 상태에서는 증발이 일어나도 달아날 수 없으니까 25℃, 1기압에서는 물 상태로 존재해요.증발은 안 일어나는 거죠.상평형그림은 순수한 물질만의 상이죠. 다이아몬드와 흑연도 그 온도와 압력을 조절하면 존재하니까.
  • 면담자: 얼음의 승화가 상태변화라고 말할 수 있나요?
  • 교사2: 그럼요.
  • 면담자: 상태변화인데 왜 나타낼 수 없죠?
  • 교사2:여기는 닫힌계예요.
이 교사는 상평형 그림이 닫힌계를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25 ℃ 1기압에서 증발이 안 일어나고 물(액체 상태인)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즉, 상평형 그림의 세로축이 포화수증기압을 의미하는 것임을 이해하지 못하고 대기압으로 이해함으로써 상평형 그림으로는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사고가 확장되어서 이 교사의 경우에는 동적 평형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변화인 증발을 닫힌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동적 평형에 도달하였을 때 거시적으로 관찰되는 알짜 증발과, 미시적으로 일어나는 증발의 구분을 명확하게 하지 못함으로써 닫힌계에서 수증기의 존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영하 10 ℃의 온도와 1기압의 조건 하에서는 물이 얼음의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낼 수 없다고 생각한 15명의 교사들도 역시 상평형 그림의 세로축을 대기압으로 생각함으로써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을 대학 일반화학 교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상평형 그림으로 얼음의 승화나 물의 증발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고 설명한 일반화학 교재 20 의 내용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상평형 그림은 물질의 상을 온도와 압력의 함수로써 나타내는 편리한 방법이다. 예를 들면 물에 대한 상평형그림은 주어진 온도와 압력에서 어떠한 상태로 존재하는가를 나타내고 있다. 상평형그림은 아무런 물질도 주위로 이탈할 수 없고 공기도 존재하지 않는닫힌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지구 표면에서와 같이 천연적 환경에 있는 물의 행동을 상 평형그림으로 설명하는 데는 대단히 주의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건조한 기후(낮은 습도)에서는 눈과 얼음이 승화한다. 0 ℃이하의 온도에서 집 밖의 빨랫줄에 널린 젖은 옷은 언다. 그러나 어는 동안 마른다. 그러나상평형그림에서 얼음은 정상 대기압에서 승화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러한 경우에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자연적 환경에 있는 얼음은 닫힌계에 있지 않다.압력은 고체 피스톤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에 의해 작용된다. 이것은 얼음에서 발생한 증기는 형성되는 순간 대기 중으로 날아가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증기는 고체와 평형을 이루기 위하여 되돌아오지 않으며얼음은 천천히 사라진다.상평형그림에 의하면 불가능할 것 같은 승화는 실제로는 이러한 상태 하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교재에서도 역시 교사들이 가지는 잘못된 인식과 유사하게 상평형 그림의 세로축을 대기압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닫힌계에서 표현된 것이기 때문에 열린계에서 일어나는 얼음의 승화나 물의 증발을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낼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상평형 그림에서 세로축을 대기압으로 이해하게 되는 이유는 물질의 끓는점을 찾는데 이 그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세로축의 증기압력이 대기압인 1기압과 같아지는 점의 온도를 찾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교재에서는 얼음의 승화를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낼 수 없는 이유를 닫힌계가 아닌 열린계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동적 평형에 도달될 수 없기 때문으로 설명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설명하면, 열린계에서 우리가 흔히 관찰하는 끓음을 동적 평형의 개념으로 설명하는데 문제를 발생시킨다. 즉 열린계는 항상 동적 평형에 도달할 수 없다고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교사교육을 담당하는 물리화학 전공 교수 1에게 얼음의 승화를 상평형 그림에 나타낼 수 있는지 질문을 하였을 때 다음과 같은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 물리화학전공교수 1: 글쎄요. 승화 맞나? 언 빨래가 얼어 있으려면, 상평형그림에서 고체 상태의 온도와 압력이어야 하죠.
  • 면담자: 삼중점이 0.006기압이에요.
  • 물리화학전공교수 1: 그러면 그냥 승화가 맞나? 얼음 상태로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언 빨래가 주어진 환경이⋯. 요오드는 고체가 바로 기체로 날아가는 거지만, 언 빨래가 마르는 것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애매한 게, 빨래가 마른 게 노출되는 환경이 기온이 0 ℃ 이하니까. 얼어 있긴 하지만 햇빛의빛 에너지가 가해지고 분자가 용해된 후에 그 부분의 온도가 최소한 다를 수 있으니까. 정확하게는 사실은 다른 에너지가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밀폐된 공간(닫힌계)에 얼음을 집어넣고 얼음하고 평형을 이루는 기체수증기압이 평형수증기압보다 낮은 경우에는 승화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죠.
물리화학전공 교수 1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승화라고 보는 것이 옳은지에 회의적이었으며, 빛에너지에 의한 온도의 변화로 상태 변화를 설명하려고 시도하였다. 이는 1 에 제시한 교사 17의 사고와 유사하다. 그러나 닫힌계의 동적 평형을 가정하면서 현재의 증기압(여기서는 기체수증기압으로 표현)과 포화수증기압(여기서는 평형수증기압으로 표현)사이의 관계로부터 승화라는 개념이 가능하다는 사고를 도출하였다.
물리화학전공 교수 1과의 계속된 면담 과정에서 언 빨래가 마르는 것과 같은 자연 현상과 상평형 그림을 어떻게 구분하여 이해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사고가 보다 정교화 되어 가는 과정을 찾아볼 수 있었다.
  • 물리화학전공 교수 1:상평형 그림이라는 것은 어떤 온도와 압력에서 어떤 상태로 존재하는지를 나타내 주는 거지 그런 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죠.50 ℃의 물이 증발되는 현상은 물 자체가 액체로 존재하는 것만 상평형그림이 설명하는 거지 증발여부는 상평형그림이 설명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것을 우리가 참인 진술로 놓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렇다면 50 ℃의 물이 증발은 왜 일어나느냐. 그것은 어떤 환경에 놓여있느냐에 따라 물이 갖고 있는 자유에너지와 주변의 공기가 가지고 있는 자유에너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거죠.거꾸로 주위의 습도가 높으면 들어오잖아요. 언 빨래가 마르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언 빨래가 습도가 높으면 거꾸로 고체로 들어오기도 하죠.압력이나 온도에 따라 존재하는 시스템이 외부의 어떤 조건에 따라 증발하기도 하고 빨래한테 들어붙기도 하는 거지, 상평형도를 가지고 설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50 ℃의 물이 있는데 그 물이 정말 밀폐되어 있으면 바깥 상태와 상호작용하지 않으므로 계속해서 물로 있는 거죠.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과는 상관이 없는 거죠. 50 ℃의 물이 증발하는 것은 노출되어 있는 외부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빨래 속의 물은 증발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없이 액체인 거예요. 끓음이나 승화는 물이라고 하는 물질이 어느 압력, 온도 상태에서 닫힌계 내에서 독립적으로 스스로 나타내는 현상인 반면,증발이나 언 빨래가 마르는 것은 물이 열린계로서 존재할 때 ‘주위’와 상호작용하면서 주변 상황에 따라 반응하는 현상이므로 상평형도와 사실 무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증발이나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은 상평형도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어요.어떤 온도에서 물이나 얼음의 증기압 값과 공기 중 수증기의 부분압만 비교하면.
이 면담 자료에서 물리화학 전공교수 1도 역시 닫힌계와 열린계의 상황으로 구분하여 상평형 그림과 증발, 혹은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은 무관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포화 수증기압 대신 습도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관찰 조건에서 존재하는 수증기압을 상평형 그림에서 나타내는 물이나 얼음의 (포화)수증기압을 비교함으로써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있다고 하였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에서는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승화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이를 상평형 그림에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교사들과 대학교 전공 교수들의 인식을 조사하여 보았다. 그 결과, 많은 교사들이 이 현상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학생들이 자주 이에 대해 질문하지만 명확히 설명해 주지 못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 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학교의 물리화학 및 분석화학 전공 교수들도 역시 이와 관련하여 명확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많은 교사들은 자신이 비록 이해되지 않아도 교과서에 표현된 대로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승화라고 생각하거나 나름대로의 설명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확신이 없거나 부정확하고 잘못된 개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설문과 면담에 응한 대부분의 교사들은 자신의 혼란을 그대로 드러내었으며, 이 연구를 통해 일으켰던 혼란도 곧 다시 가라앉고 예전의 단순한 사고 유형으로 되돌아가버리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처럼 교사들이 진정으로 자연 현상과 이를 설명하는 과학적 개념 간의 연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를 배우는 학생들 역시 동일한 혼란에 빠져 과학을 배우는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과학을 암기해 버리거나 배우기 싫어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자연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사고 중의 하나는 어떠한 조건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이해이다. 그런데 많은 과학 교사나 교재의 설명은 조건에 대한 것을 생략한 채 상황 묘사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정확하게 이에 관련된 과학 개념을 획득하지 못하고, 주어진 조건을 조금 바꾸어 질문하면, 사고의 혼란이 유발된다.
상평형 그림을 일상생활에서 관찰되는 얼음의 승화나 물의 증발 현상과 관련지어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첫째, 기화곡선, 융해곡선, 승화곡선 등이 어떠한 조건에서 측정된 값으로 구성된 것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등학교에서는 상평형 그림을 배우기 전에 증기압력 곡선을 액체와 기체의 동적 평형으로 설명하고 이에 대한 측정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낸 후, 상평형 그림의 기화 곡선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기화 곡선의 세로축은 증기압력을 의미하는 것임을 이해하여야 한다. 고체와 기체가 동적평형을 이루었을 때에 나타나는 승화곡선도 역시 기체의 증기압력 곡선으로 나타내야 하지만, 이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한 교과서는 거의 없다. 또한 고체와 액체의 동적 평형에서는 증기압력이 아닌, 외부압이나 고체압 혹은 액체압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승화곡선이나 기화 곡선에서 나타내는 세로축의 증기압과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둘째, 상평형 그림은 항상 동적 평형 상태를 가정하고 측정한 값으로 나타낸 것이므로 곡선의 세로축은 포화 증기압력을 의미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는 보편적으로 수증기가 불포화된 상태이므로 이를 상평형 그림에 나타낼 때에는 동적 평형에 도달하기 전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표현하는 상평형 그림의 세로축은 불포화된 증기압을 의미하며, 이를 외부압인 대기압으로 이해하면 혼란이 유발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기화 곡선, 승화 곡선, 융해 곡선의 경우에 한해서 상평형 그림의 세로축을 포화 증기압력이라고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화의 경우에만 사용하는 증기압력곡선이라는 명칭보다 승화곡선이나 융해곡선과 일치하도록 이를 기화곡선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교재에서는 이 곡선만 특별이 증기압력곡선이라고 표시함으로써 온도와 증기압과의 관계를 나타낸 곡선을 증기압만을 의미하는 곡선으로 오해할 수 있도록 명명하고 있다. 더욱이 이를 포화 증기압력곡선과 같은 명칭으로 부르지 않음으로써 불포화된 일상 상태에서의 증기압으로 표현된 곡선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셋째,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고체에서 기체로의 승화라고 가르칠 때에는 이를 물의 증발과 관련지어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물의 끓음과 같이 격렬하게 일어나는 변화만이 상태변화이고, 표면에서 부분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는 상태변화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어 언 빨래가 마르는 승화 현상을 승화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승화의 예로 가장 많이 드는 드라이아이스의 경우에는 주변에 생긴 수증기가 응축하여 만든 하얀 물방울들로 인해 드라이아이스가 매우 격렬하게 승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그러나 이 변화 역시 증발과 마찬가지로 표면에서 일어나는 변화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면에서 일어나는가, 내부 전체에서 일어나는 가로 상태변화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 보다는 주어진 조건에서 그 물질의 상태가 동적 평형에 도달하였는가, 아닌가 하는 점을 고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넷째, 상평형 그림을 설명할 때 중학교의 지구과학영역에서 물의 순환 과정의 원리로 배우는 포화수증기량 그래프와 관련지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중학교에서는 포화수증기량을 포화 상태의 공기 1m 3 속에 포함된 수증기의 양(g/m 3 )으로 표현하고, 이를 포화 수증기량 곡선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고등학교 화학 교과서에서 다루는 증기압력곡선은 atm이나 mmHg를 단위로 사용하여 이 두 개념이 다루는 영역 뿐 아니라 단위 측면에서도 서로 다른 개념인 것처럼 제시되어 있으나, 단지 표현하는 방식만 다를 뿐 이 개념들은 서로 같은 의미를 갖는다. 포화수증기량곡선은 많은 책에서 포화수증기압곡선으로도 표현되고 있으나, 이 곡선을 화학 영역에서 다루는 증기압력 곡선과 연결 지어 설명하는 교과서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이 두 곡선은 같은 방법으로 얻어진 값으로, 주어진 계에서 동적 평형에 도달하기까지 증발이나 응결이 일어나는 상황을 설명할 때 이용된다. 따라서 이 상황에서 계의 상태변화는 동적 평형에 도달하려는 방향으로 일어나며, 평형에 도달하였을 때 비로소 포화수증기압 곡선, 혹은 상평형 그림에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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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resentation of sublimation or vaporization phenomenon on the diagram.
많은 교사들과 사범대학의 전공 교수조차도 증발과 승화를 상평형 그림으로 나타낼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변화를 상평형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3 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액체인 물이 존재하는 조건이 A와 같은 경우, A 조건에서는 a만큼 물의 증기압이 불포화되어 있기 때문에 증기압이 포화가 될 때가지 기체로의 변화, 즉 증발이 일어난다. 이때 만약 열린계라면 증발한 수증기가 다시 흩어지므로 계속적으로 증발이 일어나서 결국 액체인 물은 모두 기체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A점이 상평형 그림에서 기체 상태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닫힌계에서 증발이 일어난다면, 증발되면서 수증기압이 증가하여 결국 A 조건은 A'의 조건으로 변하게 된다. 이렇게 변한 후에는 액체인 물과 기체인 수증기가 동적 평형에 도달하게 되어 거시적으로 보기에는 증발이 멈추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만약 얼음이 B의 조건에서 존재한다면, 이 조건에서 증기압은 b만큼 불포화되어 있으므로 포화 증기압이 될 때가지 승화가 일어날 것이다. 만약 얼음이 열린계에 존재한다면, 승화한 수증기는 흩어지므로 계속 B의 조건에 머물게 되어서 최종적으로 얼음은 모두 승화하여 기체 상태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만약 이 얼음이 닫힌계에서 승화된다면, B조건은 차츰 B'의 조건으로 변하게 되어서 얼음은 일정한 양만큼만 승화된 후에 수증기와 동적 평형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가정한 물질의 상태가 현재 열린계에 존재하는지 닫힌계에 존재하는지에 대한 인식과, 아직 동적 평형에 도달하지 않은 경우인지 도달한 경우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증발이나 언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상평형 그림으로 표시할 때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이 연구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물이라는 친숙한 물질의 일상 경험을 통해 과학적 개념인 상태변화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상평형 그림이 만들어질 때의 동적 평형 개념이나, 포화 수증기압과 불포화 수증기압의 관계, 그리고 닫힌계의 상황을 열린계의 상황으로 전이할 때의 기본적인 가정 등에 대해 소홀히 다룸으로써 많은 교사들이 상태변화를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 교사 교육 등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에 대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화학 전공 교사들 뿐 아니라, 대학교에서 교사 양성을 담당하는 화학 전공 교수들에게도 자유롭지 못함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교사들의 이러한 혼란을 교사 양성 과정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 양성 기관의 교수들부터 사고의 전환과 교육적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연구에서 다룬 주제 이외에도 이러한 문제를 포함하고 있는 여러 과학 개념과 이에 관련한 자연 현상에 대한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본다.
학생들은 교사가 이해하는 수준만큼만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적 진리를 고려할 때, 교사 교육과 연수, 그리고 예비 교사 교육을 통해 자연 현상과 과학 개념 사이의 연결 고리를 파악하고, 주어진 조건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이러한 자연 현상을 이해하려는 사고의 훈련을 함으로써 과학이 단순 암기가 아닌 사고의 산물임을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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