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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Analysis of Science Teachers' Faith on Inquiry Lessons and Their Science Classes
An Analysis of Science Teachers' Faith on Inquiry Lessons and Their Science Classes
Journal of the Korean Chemical Society. 2005. Jun, 49(3): 300-310
Copyright © 2005, The Korean Chemical Society
  • Received : April 09, 2004
  • Published : June 2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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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진 팽
성혜 백

Abstract
이 연구에서는 두 명의 중학교 과학 교사를 대상으로 중등 과학 교사가 탐구 수업에 대해 가지는 신념과 이러한 신념이 실제 수업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관찰하였다. 교사들의 생각을 알기 위해 설문 조사와 구조화된 면담과 반구조화된 면담, 실제 수업 관찰, 수업과 관련된 다양한 문서 자료 등을 7개월 동안 수집하였다. 그리고 학생의 면담을 병행하였다. 자료는 귀납적인 방법으로 분석되었고 삼각측정법과 동료검증의 방법으로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연구 결과, 교사들은 탐구 수업이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개념 이해를 도와주는 효과를 가진다고 생각하였으나, 이러한 교사들의 생각은 실제 수업과 일치하지 않았다. 실제 수업은 실험 결과나 용어의 습득을 중요시 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교사의 학습자 수준에 대한 부적절한 판단과 그로 인한 활동과제의 재구성이 부적합한 것 등이 교사의 생각과 실제 수업 사이에 발생하는 괴리의 원인으로 판단되었다.
Keywords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학습에서 구성주의 관점이 강조되면서 학생을 중심에 두는 연구들이 많아진 반면, 1 - 3 수업 활동을 만들어내는 주체인 교사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많은 연구들은 교실상호 작용의 단편적인 모습만을 다루어 왔고, 특정 프로그램을 투입하여 그 효과에 대한 변인들의 상관만을 측정하면서 탐구능력의 신장을 논해왔다. 4 - 7 이런 연구들에서 특정 프로그램이 효과가 있거나 없다면 그것은 수업 환경 조작에 따라 다른 성취를 얻을 수 있음을 뜻하고 교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반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교사들은 수업 환경 조작의 주체이다. 그들 나름의 관점에 따라서 교과 과정을 해석하고 재편성한다. 8 Kagan 9 은 교수-학습의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신념에 대한 연구가 근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교사가 수업을 계획하는 활동은 교수-학습에 대한 교사의 신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과학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신념에 대한 연구는 국내외적으로 과학의 본성에 대한 것에 치우쳐 있다. Pomeroy 10 는 과학의 본성에 대한 과학자와 교사의 신념을 조사하여 과학의 본성에 대한 견해는 교사들이 과학자에 비해 구성주의적이나 과학 교육에 대해서는 반대의 경향을 가진다고 밝히면서, 신념과 실제의 연결을 탐색하기 위한 질적 연구의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과학교사의 과학의 본성에 대한 신념과 교수 실제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는 둘 사이에 일치성이 있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어떤 연구들 10 - 12 은 교사의 NOS(Nature of Science)에 대한 인식과 교수 실제 사이의 높은 일치성을 보고하고 있는 반면 또 어떤 연구들 13 - 15 은 둘 사이의 불일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5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1학기 동안 수업을 관찰한 Lederman 16 은 불일치의 원인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국내에서 과학 교사를 대상으로 신념과 교수 실제와의 관계를 연구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과학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대부분 설문지를 이용한 인식조사 17 - 19 나 탐구 수업 실제에 대한 실태 조사 20 - 21 의 형식으로 이루어졌고 교사의 실제 수업을 관찰한 사례는 드물다.
탐구 수업에 대한 연구는 탐구 활동이 과학 학습의 다양한 목표 달성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22 에서부터 실험 활동이 과학 학습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연구 21 , 23 - 24 에 이르기까지 많은 양적 연구들이 이루어졌다. 질적 연구로는 최옥자 25 등이 초등학교 실험 수업을 관찰하였고, 곽영순과 김주훈 26 이 중등 과학 수업을 관찰하고 좋은 수업의 특징을 분석한 것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교사의 신념과 실제와의 관련성을 논하지 않았다. 이현욱 등 27 은 과학 교사의 탐구 수업 환경 요인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탐구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응답한 교사와 탐구 수업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교사 사이에 외적 환경에 대한 인식이 동일하다고 지적하면서 교사의 탐구 수업에 대한 인식이 주관적인 것일 수 있으므로 인식과 실제와의 관계를 알아보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수업 관찰 등의 질적 연구 방법을 통하여 교사가 가지고 있는 탐구 수업에 대한 신념과 실제로 어떤 수업을 하고 있는가를 조사하고 신념이 실제와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는가를 알아보고자 한다. 신념을 이해하는 것은 그들이 수업을 어떻게, 왜 그렇게 진행하는 것인가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실제 수업과의 관련성을 살펴봄으로써 신념과 실제 사이의 관계를 밝힐 수 있을 것이다. 교실 수업의 총체적 상황을 이해하고자 하는 본 연구는 현재 우리의 탐구 수업이 어떤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될 것이며, 탐구 수업의 개선책을 모색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방법 및 절차
연구 대상 학교 및 교사. 중등 과학 교사가 가지는 탐구 수업에 대한 신념과 실제 수업과의 관련성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탐구 수업이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는 중학교가 고등학교에 비해서 적당하다고 판단하였으며, 선행 연구 22 , 28 에서 두 시간 연속 과학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다양한 탐구 활동을 수행하는 데 장애가 적다고 하였으므로 2시간 연속 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를 선정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의 대상이 된 학교가 속해 있는 지역 사회는 충북의 한 도시 근교의 농업 지역으로 농공 단지가 많다. 이 지역엔 대학 2곳과 중등학교 2곳, 초등학교 5곳이 모여 있어 교육 지역으로도 여겨지는 면 소재지이다. 관찰 대상인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학생들은 우수한 학생들은 적고 기초 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다수 있다. 부모들의 직업은 대개 농업으로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갖춘 부모가 68%이상이다. 연구 대상 학교는 7학년부터 9학년까지 학년 당 7개의 반이 있으며, 남녀 혼성으로 학급을 구성하였다.
연구 대상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어야 함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선정된 학교에 학교장 앞으로 협조 공문을 보내고 이 학교의 전체 과학과 교사를 대상으로 연구 목적을 설명하고 협조를 부탁한 결과 2명의 과학 교사가 이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연구 대상자를 선정하기까지 대략 한 달반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생물을 전공한 K 교사는 40대 초반의 여교사이다. 충북에서 태어나 초·중·고·국립사범대학교와 연구 대상 학교 인근의 대학원 석사 과정을 97년도에 마쳤으며,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었다. 연구 대상 중학교에서는 3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그 전에 근무하던 곳은 고등학교였다. 교사 경력은 15년 이상이며 전체 교육경력에서 중학교보다는 고등학교에 근무한 기간이 더 길다. 연구 대상 학교에 근무하는 동안 3년간 계속하여 8학년 과학을 맡았으며, 올해도 8학년 과학을 전담하여 전체 7학급 중 4학급의 과학 수업을 맡고 있었다. 물리를 전공한 M 교사는 40대 후반의 남교사이다. 그는 충남에 위치한 대학과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연구 대상 중학교에 올해 부임하였다. 직전에 근무한 학교는 고등학교였으며 그곳에서 물리와 공통과학(화학 부문)을 담당하였다. 교사 경력은 20년 이상이며, 전체 교육 경력에서 고등학교에 근무한 기간이 더 길다. 중학교에 근무한 것이 오래 전의 경험이라 학생들의 수준 파악에 어려움이 있음을 종종 토로하였다. 8학년 3학급의 과학 수업과 7학년 한 학급의 과학 수업을 맡고 있었다.
자료 수집. 자료의 수집은 7개월 동안 진행되었다. 수집된 자료들은 각 교사의 신념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지 자료, 각 교사의 탐구 수업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수업 녹화 자료와 수업 관찰 일지, 연구자의 판단이 옳은지를 확인하기 위한 면담 녹음테이프, 교수-학습 지도안, 수업에 사용된 보조 자료, 학생들이 제출한 보고서의 복사본 등이다.
설문지는 과학 탐구 관점에 대한 신념을 묻는 개방형 설문지와 과학 교사의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신념을 묻는 척도형 설문지 두 가지였다. 이 설문지의 내용은 연구자가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업 관찰이 모두 끝날 때까지 보지 않았고, 자료 분석이 시작된 후에 분석하였다. 16 개방형 설문지는 Lederman 16 이 과학 본성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기 위하여 사용한 7 문항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번역, 수정한 것과 탐구로서의 과학에 대한 인식을 묻는 4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7 문항에는 ‘과학자들이 일하는 방법’, ‘과학자들의 연구에 영향을 주는 요인’, ‘과학적 실험의 정의와 사례’, ‘과학적 연구 방법’, ‘과학적 연구의 다양성’, ‘과학적 결론 도출 과정’, ‘과정과 결론의 관련성’ 등의 내용이 포함되었으며, 4 문항에는 ‘과학 교수에서 중요한 점’, ‘과학 교수 방법’, ‘탐구로서의 과학 교수의 의미’, ‘탐구로서의 과학 교수의 시도 유무’ 등의 내용이 포함되었다. 이를 통해서 교사가 탐구 수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자신의 말로 표현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척도형 설문지는 Pomeroy 10 가 제시한 ‘과학의 본성에 대한 교사의 신념’을 알아보는 50문항 중에서 20문항을 우리나라 과학교사들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번역하고 수정하여 구성하였다. 척도형 설문지의 경우에는 우선 20문항에 대해 각 문항이 구성주의적 입장을 묻는 것인지 전통주의적 입장을 묻는 것인지 연구자들이 각기 판단한 후에 서로간의 일치도를 확인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이 중요 개념을 스스로 알아내는 것’, ‘이를 위해 교사는 관련 상황을 학생에게 제시하는 것’, ‘학생이 연구 방법을 선택’, ‘학생 중심의 교수법 선택’, ‘과학 개념의 약점과 타당성에 대한 문제 인식’, ‘대안적 생각을 위한 교재 개발’ 등의 항목에 대한 긍정적 응답을 구성주의적 입장으로 보았으며, ‘실험 수업은 개념 설명을 위한 절차’, ‘학생들이 옳은 답을 얻을 수 있는 실험고안’, ‘교사가 과학의 중요 개념을 학생들에게 명확히 전달’ 등의 항목에 대한 긍정적 응답을 전통주의적 입장으로 보았다. 이러한 문항간 입장에 대한 시각의 연구자간 일치도는 0.93이었다. 그 후 설문지의 5단계의 척도의 3을 중립으로 하여 긍정과 부정 반응을 구분하였다. 각 입장에서 긍정적인 응답에 해당하는 4를 표기한 경우 1점, 5를 표기한 경우 2점을 부여하였다. 중립에 해당하는 3을 표기하면 0점, 부정적인 응답에 해당하는 2, 1을 표기한 경우에는 각각 -1, -2점을 부여하였다. 이 설문지를 연구 대상이 두 교사에게 투입한 결과, 두 교사 모두 구성주의적인 신념은 강하게 나타났고 전통주의적인 신념도 약하지만 함께 가지고 있었다.
개방형 설문지의 경우에는 문항별로 교사가 자유롭게 진술한 응답 내용을 읽으면서 진술한 내용이 구성주의적 입장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전통주의적 입장에 해당하는지 판단하였다. 이를 위해 교과 교육 전문가 1인과 같은 연구를 수행하는 동료들이 각자 연구 대상자의 응답 서술문을 통해 판단한 후에 이에 대한 일치도를 확인하면서 분류하였다. 일치도는 0.91이었다. 이 설문지는 연구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연구 대상자의 관점에서 연구자의 해석이 올바른 것인가를 확인할 목적으로 실시된 반구조화된 면담의 근거자료로 이용되었다.
수업 관찰은 한 학기 동안 매주 한 번씩 이루어졌다. 8학년의 과학 시간은 주당 4시간이었으며, 관찰한 수업은 2시간 연속으로 진행되는 수업이었다. 연구 대상자와 연구자의 사정에 의해 두 시간 연속 수업을 관찰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미리 양해를 구한 후 다른 시간의 수업을 관찰하기도 하였다. 수업을 관찰하는 기간 중 3주간의 교생실습이 실시되었다. 연구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연구 대상자들이 교생을 위해 공개 수업을 실시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또한 교생들의 수업도 관찰할 수 있었고, K 교사가 교생들의 수업을 평가하고 지도하는 시간에도 참여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관찰된 수업은 비디오로 녹화되었다. 첫 번째 수업은 교사와 학생들이 비디오 장비에 익숙해지도록 비디오 장비를 설치만 하였고, 두 번째 수업부터 녹화가 진행되었다. 수업 관찰이 끝난 후 연구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관찰자 코멘트(O.C.), 앞으로 면담해야 할 내용 등을 적은 노트를 작성하였고, 여기에는 녹음이나 녹화가 허락되지 않았거나 못한 경우에 관찰한 내용을 적은 것도 포함되었다.
연구자는 수업 상황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의 의미를 보다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하여 매 수업 관찰 전후에 수시로 연구 대상자들과의 비구조화된 면담을 실시하였다. 때로는 학생들과의 비구조화된 면담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이러한 면담들은 모두 오디오 테이프에 녹음되었다. 연구 대상자나 학생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하여 일상적인 대화를 하기도 하였으며, 학생들의 경우 머리 모양이나 개인 사물의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보이며 호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자료의 분석이 대략적으로 이루어진 후 연구 대상자의 탐구 수업에 대한 신념을 확인하고 수업 실제와 차이가 나는 이유를 묻기 위한 면담을 실시하였다. 각 교사마다 면담이 실시된 장소와 시기는 달랐으며 사전에 전화 연락을 통해 결정하였다. 면담 내용도 설문지의 응답 내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구성되었으나 연구자가 미리 준비한 질문의 내용을 묻는 반구조화된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대상은 학생들 중 면담에 참여의사를 밝히는 학생을 무작위로 선정하였다. 그 외에도 해석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교사와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자 몇 차례의 전자 우편 교환이 이루어졌다.
그 외에도 수업 중에 사용된 보조 자료(학생들에게 배부된 실험 안내서, 학생들이 제출한 실험 보고서의 복사본, 노트 필기를 대신하는 인쇄물, 형성평가지, 인터넷 사이트 등등)와 연구 대상자의 교수-학습 지도안, 사용된 교과서(대상 학교 외 검인정 교과서 3종), 학생들의 반구조화된 면담 응답지, 수행평가 기준표, 학교 편람 등이 수집되었다.
이 연구에서 자료로 사용한 수업은 M 교사의 경우에는 6월 9일에 과학실에서 2시간 연속으로 이루어진 실험 수업이었으며, K 교사의 경우에는 4월 30일에 과학실에서 2시간 연속으로 이루어진 실험 수업이었다.
K 교사의 경우 4월 9일 2교시 과학 수업 후 과학실에서 이루어진 30분 가량의 면담 자료가 발췌되었다. M 교사의 경우에는 수업 후나 점심 시간 등을 이용하여 여러 번 면담을 하였으나, 면담에 호의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주로 면담자의 질문에 단답식으로 답을 한 후 침묵으로 일관하였기 때문에 이 연구에서 발견한 사실의 근거로 제시할 적절한 자료를 발췌하지 못하였다.
학생의 면담 자료는 K 교사의 경우에는 10월 1일에, 그리고 M 교사의 경우에는 10월 14일에 과학 수업이 끝난 후 5교시 수업에 참가하지 않도록 허락을 받고 점심 시간 직후 4명의 학생들을 도서관에서 약 40분 정도 면담한 자료에서 발췌하였다.
자료의 분석 . 전체적인 자료의 분석은 매번 수업 관찰이 이루어질 때마다 교과 교육 전문가와 같은 연구를 수행하는 동료들과 함께 협의를 통해 이루어졌으나, 본격적인 분석은 자료 수집이 끝나고 전사가 시작된 이후에 이루어졌다. 자료의 분석은 척도형 설문지와 개발형 설문지, 수업 전사본, 면담 전사본, 관찰기록 노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렇게 다양한 자료 수집 방법을 통해 복잡한 교실 현상에서 드러나는 교육적 의미에 대한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 자료가 최소한 2-3가지 이상 있을 경우에만 이를 발췌하였다. 이는 질적 연구의 자료 분석에 타당도를 높여 주는 삼각측정법이다. 이 연구에서는 두 명의 연구자가 같은 의견으로 판단하는 자료만을 선정하는 연구자 삼각 측정법과 다양한 수업 자료로부터 교사의 특성을 발췌하는 자료 삼각측정법, 그리고 면담이나 참여관찰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자료를 얻는 방법적 삼각측정법을 모두 동원하였다.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분석 대상 자료들은 먼저 교사 자료와 학생 자료로 분리되었고 시간 순서로 조직화되었다. 조직화된 자료들을 반복하여 읽으면서 연구자끼리 독립적으로 관심이 있는 변수들을 모두 산출하였고, 이를 서로 비교하면서 공통 변수와 이질적인 변수들에 대한 조정을 하였다. 그 후 최종적으로 선별된 변수에 대한 예비적인 코드화 범주를 만들었다. 이것은 자료에서 사용된 글귀나 관련 문헌의 인용구, 혹은 연구자가 만든 은유적인 표현들을 담고 있었다. 연구 결과 및 논의에서 이 부분을 제시할 때에는 굵은 이탤릭체로 표시하였다. 예비적인 코드화 범주들을 산출한 후 분석대상 자료들을 다시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자료의 취사선택, 예비적인 코드화 범주의 통합과 분리가 다시 이루어졌다. 그 후 분류된 자료는 다시 동료 연구자들에 의해 다시 한 번 교차 검증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부족한 자료들을 수집하는 활동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자료의 원출처를 확인하기 위하여 각 자료들 끝에는 자료를 수집한 날짜 및 상황이 기록되었다. 예를 들면 6월 9일에 M교사의 수업을 관찰한 자료일 경우(M 교사 수업 0609)이라는 자료 출처가 기록되었다.
연구 결과 및 논의
이 연구에서는 분석한 수업 자료 중에서 탐구 과정을 지향하는 교사의 신념과 대비하여 실제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M 교사는 수업 중에 다양한 체험 활동의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였는데, 이러한 교사의 신념은 외견상으로는 탐구 과정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면담에서 교사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이유를 학생들이 직접 몸으로 체험함으로써 기억이 머리속에 오랫동안 각인되게 하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즉, 작동적 표현을 통해 탐구 활동을 오래 기억하게 하고, 다양한 활동 속에서 각자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관련 개념들을 잘 이해시키는 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였다.
M 교사의 경우, 실험에 대한 교사의 교육적 기대와 학생들의 실제 모습 사이에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을 종종 관찰할 수 있었다. 그 한 예로, 콜라를 이용하여 기체의 용해도와 압력과의 관계를 알아보는 실험 활동을 들 수 있다.
  • 1M 교사: (이 실험은) 콜라를 (주사기 안에) 넣고 (피스톤으로) 압력을 가했을 때하고 (피스톤을) 뺄 때하고 보는 거야.압력을 가했을 때가 (이산화탄소가) 많이 녹는가? 뺄 때가 많이 녹는가?
  • 2학생들: …….
  • 3M 교사: 지금 우리가 배우는 게 제목이 뭡니까?
  • 4학생들: 용해도.
  • 5M 교사: 용해돈데 뭐의 용해도야?
  • 6학생들: 기체.
  • 7M 교사: 기체, 사이다 속에는 무슨 기체가 녹아 있지?
  • 8민지: 이산화탄소.
  • 9M 교사: 이산화탄소가 녹아있죠. 자. 그러면사이다 속에 기포가 막 끓으면 많이 녹는 거여? 아니면 적게 녹는 거여?(3초)
  • 자. 손 벌려봐. 주목. 주목. 자 요걸 혼동을 많이 하더라고. 자 여기 콜라가 있는데 여기기체가 많이 녹아 있으면 기포가 나올까? 안 나올까? 안 나와.끓이면 어떻게 될까?콜라 끓여본 사람 있어?
  • 10경태: 있어요, 내 친구가요.
  • 11M 교사: 집에 가서 한 번 끓여 먹어봐. 자 여기에 많이 녹으면 기포가? 기포가?(콜라를 시험관에 부으며) 더운 물에 넣었을 때하고 찬물에 넣었을 때하고 기포가 나오는 게 차이가 있을 꺼야.
  • 기포가 많이 나온다는 거는 많이 녹을 수 있는 거여? 아니면 적게 녹을 수 있는 거여?
  • 12오숙: 많이 녹을 수 있는 거.
  • 13M 교사: (고개를 뒤로 젖힌다.)
  • 14오숙: 아, 적게 녹을 수 있는 거.
  • 15M 교사: 기포가 막 튀어나와. 튀어나오면 많이 녹는 거야? 적게 녹는 거야?
  • 16경태, 한주: 적게 녹는 거.
  • 17M 교사: 적게 녹는 거지. 그걸 염두에 두고 실험을 하자(M 교사 수업 0609).
M 교사는 실험을 안내하면서 콜라 속에 기체가 녹아 있다는 사실로부터 압력과 콜라에 생기는 기포 사이의 관계를 연결하는 도입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여 학생들이 교사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과정이 관찰되었다. 수업관찰 자료 1번 줄에 해당하는 발문에서 학생들은 무엇이 녹는지에 대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를 눈치 챈 교사는 기체의 용해도가 이 실험의 제목이며, 콜라 속에는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다는 점을 언급하여 교사의 질문과 학생의 인식 사이의 괴리를 메우려고 시도하였다. 교사는 콜라와 사이다를 마구 섞어서 설명하였으나 이점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혼동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M 교사는 또한 기체의 용해도를 질문하면서 관찰하는 내용은 기체의 석출에 관련된 기포 발생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신의 질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설명 도중에 인식하는 것처럼 보였다. 따라서 수업 관찰 자료 9번 줄에 해당하는 발문을 통해 기체가 녹는 것과 기포가 나오는 것 사이의 관계를 연결 지어 주려고 노력하였다.
M 교사는 설명을 할 때,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단순 질문을 반복하고, 그 중에 정답을 찾도록 강요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수업 관찰 자료 11-14줄 사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제시한 수업의 사례에서 M 교사는 실험 활동을 안내하면서 기포가 발생하는 것이 용해도가 높은 것을 뜻하는지 낮은 것을 뜻하는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이 교사가 원하는 답을 할 때까지 같은 질문을 4회에 걸쳐 반복하였으며, 학생들의 답이 틀렸을 때에는 몸짓이나 표정으로 그것이 틀렸다는 정보를 암암리에 제시하였다. 또한 학생들이 왜 답을 못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결국 자신의 질문에 자신이 답을 하는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수업관찰 자료 9번 줄의 발문 내용을 살펴보면, M교사는 기체의 용해도와 압력의 관계에 대한 설명의 초점을 갑자기 온도를 높이는 끓음과 기체의 용해도의 관계로 바꾸어 설명함으로써 실험 내용과 설명 사이의 괴리가 생기는 상황을 보여 주었다. 이를 통해 교사가 기체가 용해되어 있는 액체에서 기포가 발생하는 석출 현상과 순물질이 액체 상태에서 온도를 높여서 기체 상태로 변화하는 끓음 현상을 혼동하면서 설명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M 교사 자신의 혼동과 이러한 설명으로 인해 학생들이 혼동을 하게 되는 상황이 관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M 교사는 자신의 질문과 응답을 통해 학생들이 기포의 발생 여부와 기체의 용해도와의 관계를 이해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그리고 직접 체험하는 실험 활동을 통해 관찰할 현상과 가르칠 개념을 학생들이 제대로 연결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교사는 학생끼리 조별로 활동을 하도록 지시하였고, 2차시 수업 중 두 번째 시간(총 45분)의 2/3가 지난 30분 후에 아래와 같이 활동을 정리하였다.
  • M 교사: 자 오늘 실험한 거부터 한 번 간단히 정리하구서 (유인물은 나중에) 해보자. 콜라병을 딱 따면 어떻게 돼지?
  • 학생들(웅성거리며) : 기포가 **(녹음된 내용의 확인이 어려운 부분임)
  • M 교사: 천기! 처음에 따면 어떻게 되지?
  • 천기: 기포가 올라와요.
  • M 교사: 기포가 올라오죠.콜라병을 꽉 눌렀을 때하고 뗄 때하고 어느 때가 압력이 큰거야?
  • 천기:뗄 때
  • M 교사:어느 때가 압력이 큰 거야. 닫힌상태야? 열려진 상태야?
  • 학근: 닫힌 상태.
  • M 교사:압력이 클 때는 많이 녹아 있다가 뚜껑을 따면 압력이 작아지니까 막, 물 속에 콜라 속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 양이 적으니까 전부 튀어나오는 거야.
  • 학근: 예.
  • M 교사: 주사기를 누를 때하고 뺄 때하고 기체가 언제 나왔냐?
  • 경철: 뺄 때
  • M 교사: 뺄 때가 나왔냐? 누를 때가 나왔냐?
  • 경철: 뺄 때
  • (교사 3조 남학생 2명을 지적하여 나가라고 한다.) 너도 같이 나가, 앉아 넌. 거기도(1조)도 조용히 해야지. 새로운 그룹이 생겼어. 자 주목. 주목하세요. 주목하라고. 경희도 나가. 나가. 콜라병을 딸 때하고 닫혀 있는 상태하고 언제가 압력이 높은 겁니까?
  • 학생들: 닫혀 있을 때.
  • M 교사: 그 땐 많이 녹을 수 있겠지.주사기를 뺄 때가 많이 녹아 있냐? 누를 때가 많이 녹아있냐?
  • 학생들(웅성거리며) :누를 때, 뺄 때.
  • M 교사:누를 때가 많이 녹아 있었겠어? 뺄 때가 많이 녹아 있었겠어?
  • 학근:누를 때.(M 교사 수업 0609)
M 교사는 기체가 발생하면 기체의 용해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학생들이 이해한다는 가정 하에 압력이 변할 때 용해도의 변화를 학생들이 실험을 통해 알게 되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특히 압력의 변화를 주사기를 누를 때와 뺄 때로 구분하여 인식하기를 기대하였으나, 관찰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콜라병의 뚜껑을 열 때 압력이 더 높다고 말하거나, 주사기를 누를 때 압력이 증가하는지 뺄 때 압력이 증가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교사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질문을 통해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수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관찰한 수업을 통해 실험을 통한 직접 체험활동이 개념의 이해를 도와주리라는 교사의 기대와는 달리 실험의 과정과 결과가 학생들의 개념 이해에 도움을 주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교사의 질문에 이끌려서 이것 아니면 저것을 임의로 선택하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은 실험이 끝난 뒤에도 실험 전과 마찬가지로 기체의 발생이 용해도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고, 주사기의 압력 변화도 이해하지 못하였다.
수업 관찰 후에 M 교사의 수업을 받은 학생들과 면담한 내용의 일부이다.
  • 연구자: … 주사기 실험할 때 과학 선생님이 이런 질문을 하셨는데 한번 답해봐. 주사기 피스톤을 당기면 기압이 낮아져 높아져?
  • 천기: 낮아진다.
  • 정신: 모르겠어요.
  • 민지:(실험을) 안 했으니까.
  • 연구자: (정신이가 실험을) 안 했으니까 모르는 것 같애? (민지 너는) 해 보니까 낮아졌어?
  • 민지: 예 낮아진 것 같아요. 당기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했어요.
  • 성실: 높아지는 거 아니에요? 높아졌으니까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는 거 아닌가?
  • 연구자: 높아지면 기체가 방출돼?
  • 성실: 이산화탄소가.
  • 천기: 기체의 용해도는
  • 연구자: 기압이 높아지면 이산화탄소가 방출돼?
  • 성실: 콜라병 같은 거 따면요 이렇게 주사기 당겼잖아요. 뚜껑을 땄으니까 올라오는 게 높아진 게 아닌가? (M 교사 학생 면담 1014)
성실은 연구자의 관찰에 의하면 적극적으로 수업과 탐구 활동에 참여하고 과학 성적도 우수한 학생이었다. 따라서 교사의 기대대로라면 직접 체험하는 실험활동을 통해서 개념의 이해가 제대로 형성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주사기를 조작했을 때의 압력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피스톤을 당기면 압력이 높아진 게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기체의 용해도와 기포의 발생을 반대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실험 활동을 직접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현상과 개념을 연결시키는 데는 어려움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M 교사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탐구 활동에서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이 탐구 과정의 경험이 아니라 탐구 결과인 개념의 정확한 이해와 기억의 지속성이라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교사의 교육적 의도는 학생들을 통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였다. 이 수업에서 교사는 학생들이 실험 활동을 통해서 발견한 것에 개념적인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찾아냈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교사의 설명에 일관성이 부족하고 여러 개념이 뒤엉켜 혼란스럽거나 학생들의 이해 수준에 적합하지 못하였을 때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Tasker와 Freyberg 29 의 연구에 따르면 교사가 학생들의 이해 수준을 잘못 판단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에 교사의 의도와는 다르게 학생들은 실험 활동을 ‘정답을 찾는 과정’ 또는 ‘교사가 원하는 것을 추측하는 과정’으로 간주한다고 하였다. 이 연구에서도 결국 많은 사례에서 학생들은 교사의 정답 선택형 질문에 이끌려 답을 추측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Tasker와 Freyberg 29 는 실험 활동의 본성에 대한 교사와 학생의 잘못된 이해로부터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설계된 활동의 의도가 학생들에 의해 먼저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활동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에 학생들이 제대로 도달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방법이 제시되어야 하며 활동의 결과로 도출된 학생들의 결론은 교사에 의해 가치 있게 평가되고 논의되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K 교사의 경우에도 실험의 목적이 탐구 과정보다는 결과에 대한 이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K 교사가 탐구 수업에서 가지고 있는 신념 중 하나는 바로 수업에 사용하는 과학적 용어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개방형 설문지나 척도형 설문지에서는 용어에 대한 신념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면담 자료들로부터 이 신념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면담자: 제가 ‘뿌리털’에 관한 수업을 하실 때 보니까 용어를, 개념이라고 해야 되나? 단어라고 해야 되나? 변인 통제, 대조군, 뭐 이런 용어에 대한 설명을 무척 많이 하시더라구요. 무생물, 비생물이라는 용어도 그랬던 것 같고.
  • K 교사: 애들이 과학적인 용어에 대한 개념이 없으면,용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막 (수업 내용에) 들어가면은 내용을 이해를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를테면, 저는 책의 뒤에 ‘찾아보기’가 나오잖아요. 이런 거 막 숙제시켜요. 읽어 보라고. 이거를 모르고서 수업을 들으면 개념이 안 설 것 같아 같구. 좀 그런편이예요(K 교사 면담 0409).
K 교사는 생물 영역이 시작된 첫 시간에 생물을 어떻게 분류 하냐는 질문을 학생들에게 던지고 생명이 없다는 무생물이라는 용어보다는 생물이 아니라는 비생물이라는 용어가 좀더 정확하다며 새로운 용어를 소개하였다. K 교사가 많은 시간을 들여 설명하였던 ‘비생물’, ‘변인 통제’, ‘대조군’과 같은 용어들은 교과서에서 다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들이었다. 비록 교과서를 벗어난 내용이라도 용어에 익숙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서도 학생들이 용어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신념을 K 교사는 가지고 있었다. K 교사는 주변에서 항상 접하는 것들도 정확하게 용어를 사용하면 그것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고 믿고 있었다. 용어나 명칭을 정확하게 알면 그것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긴다는 K 교사의 신념은 생활 속에서 과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호의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데 용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 것으로 여겨진다.
‘열매는 꽃의 어느 부분이 변한 것인가?’라는 소단원을 학습하면서 K 교사는 외과피, 내과피, 헛열매, 참열매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특히 헛열매나 참열매와 같은 열매의 종류를 구분하는 것은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도록 한계를 설정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용어를 중요시하는 K 교사의 신념이 헛열매와 같은 용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도록 하였을 것이다. 이 경우는 교사는 용어를 자세하고 정확하게 설명한 것에 대한 자신의 신념이 교육과정의 의도를 벗어나는 결과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K 교사의 신념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수업은 ‘액체의 끓는점 측정’ 수업이었다. 끓는점 측정 수업은 두 시간 연속 수업으로 계획되었는데, 에탄올과 메탄올을 부피를 달리하면서 가열하여 끓는점을 측정하는 것이었다. 이 탐구 활동은 여러 번의 측정을 반복하는 것이었으므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아래는 수업의 도입부이다. 교사는 먼저 끓는점이라는 용어를 정의하고 다른 활동들을 제시하였다.
  • K 교사: 끓는점의 정의를 어떻게 얘기하면 될까? 끓는점의 정의.
  • 은미: 책에 나와요.
  • 영경: 책 보지 말구.
  • K 교사:(판서하며)끓는점! 일단은 끓는점이 뭔지를 좀 알고 그지? 실험도 들어가야 되니까.
  • (학생들의 여러 가지 의견을 듣고 칠판에 기록한 다음)
  • K 교사: 일단 끓는점이라고 하는 거는 온도라고 했지. 측정할 수 있는 값이라고 했어요, 끓는점이란. 그래서 정확하게 얘기하려면, 자 여기서 너희들, 우리가 그래도 가장 끓는점의 정의 잘 내린 거는 어떤 거라는 게 들어와, 너네? 끓는점의 정의를 다 포함시켜서 한번에 얘기되는 거는 뭐예요? 어떤 점에서 끓기 시작하는 온도냐? 일정하게 온도가 유지되는 것이냐? 액체 내부에서 기화가 일어나는 지점의 온도냐? 어떤게 가장 끓는점을 잘 설명하는 것일까?
  • (중략)
  • K 교사: 적어도 끓는점을 설명하기에는 뭐 어떤 현상이다, 어떤 것이라고 얘기하기보다는 끓는점을 측정할 수 있는 값으로 나오기 때문에액체 내부에서 기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지점의 온도라고 하는 것 까지를 얘기를 해 줘야지만 정확하게 설명되는 정의를 얘기하는 거야.알겠냐?(K교사 수업 0430)
K 교사는 끓는점의 정의를 학생들에게 질문하고 학생들의 답을 하나씩 칠판에 기록한 후 정확한 정의는 ‘액체 내부에서 기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지점의 온도’라고 정리를 해준다. 학생들에게 끓는점이 온도를 나타내는 용어라는 것을 이해시키면, 이어지는 실험에서 측정해야 할 대상이 온도임을 분명히 인식할 것이라고 K 교사는 기대하였다. 교사가 사용하는 용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교사와 학생의 대화에서 오해의 소지를 적게 하고 명확한 의사 전달이 일어나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교사의 신념대로 용어의 정의를 제대로 학습함으로써 실험을 통해 획득하려는 개념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었을까? K 교사는 ‘물질의 특성’이라는 중단원이 끝날 때까지 ‘끓는점은 온도를 나타낸다.’는 용어의 정의를 매 시간마다 반복하였다. 끓는점과 더불어 녹는점, 어는점에서도 각각의 용어가 끓거나 녹거나 어는 온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여러번 반복해서 설명하였다. 수업 후에 연구자는 학생들과 면담을 통해 학생들에게 끓는점의 정의를 써보라고 요구하였다. 다음은 학생들이 적은 응답 내용이다.
  • 조국: 액체가 100oC에서 끓으면 기체가 된다.
  • 이화: 액체에서 기체로.
  • 설화: 끓는점의 물질의 특성이며 기압이 낮아지면 끓는점이 낮아진다.
  • 신화: 끓는 온도(K 교사 학생 면담 1001).
교사의 설명대로 끓는점을 온도로 표현한 학생은 조국과 신화 두 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사가 매 수업시간마다 강조하였듯이 “액체 내부에서 기화가 일어나는 지점의 온도”라고 정확하게 적은 학생은 없었다. 이는 교사의 용어에 대한 설명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였음을 의미한다. 특히 교사가 학습할 용어들을 과다하게 제시하는 경우 오히려 학생들에게 학습의 부담을 주고 무엇을 학습해야 할 것인가에 혼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의 교육 체제가 백과사전식 교육과정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한 Matthews 30 는 과학 교과서가 새로운 개념들을 정리한 사전과 같아서 과학의 본질은 찾아 볼 수 없다고 개탄하면서 더 적은 개념을 더 깊이 가르치는 것이 현대의 교육과정의 지향점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K 교사와 같이 용어를 강조하는 수업은 오늘날 과학의 본질에 위배되는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액체의 끓는점 측정 수업의 예를 좀 더 살펴보면, 교사는 끓는점의 용어를 정확하게 정의한 후에 학생들이 수행해야 할 과정에 대해 안내하였다.
  • K 교사: … 반드시 이렇게 끓임쪽이라고 하는 걸 집어넣었네. 끓임쪽이라고 하는 것을 집어넣는 이유는?
  • 학생들: 끓는 거, 갑자기**,(잘 들리지 않은 부분)
  • K 교사: 갑자기 끓어오르는 현상을 뭐라고 그러는 줄 알아요 혹시? 갑자기 끓어오르는 현상(2초). 갑자기 끓어오르는 현상.
  • 학생들: (웅성웅성)
  • K 교사: 좀어려운 말이긴 하지만 돌비 현상이라고 하는데 갑자기 끓는 거. 그러니까 온도 변화를 서서히 관측하고자 할 때는 갑자기 끓어오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끓임쪽을 집어넣지. 그러니까 이따가 우리도 집어넣을 거예요(K 교사 수업 0430).
K 교사는 측정 장치를 왜 이렇게 꾸미는가를 설명하다가 ‘좀 어려운 말이긴 하지만’이라는 단서를 붙이며 돌비라는 용어를 설명하였다. 교사는 돌비를 비롯하여 끓음, 증발, 기화, 온도계의 보정, 기준 끓는점 등의 용어를 설명하면서 실험 과정의 안내에 두 시간 중 한 시간을 소요하였다. 이 시간이 너무 길었으므로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활동하는 시간은 매우 부족하였다. 교사는 부족한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실험 결과를 얻기 위해 각 조가 모든 활동을 하지 않고, 조별로 변인을 다르게 하여 실험함으로써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재구성하였다. 따라서 학생들은 각 조마다 단 한번의 끓는점 측정 결과만 얻었다.
그리고 조별 발표와 결과를 정리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였으므로, 조별 발표는 매우 형식적으로 진행되었고, 토의도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그래도 수업 종이 치고 쉬는 시간까지 합하여 10분을 더 소비하면서 교사의 결과 정리가 이어졌다. 물론 보고서 작성도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마무리하도록 교사가 지시하였다.
두 시간의 연속된 과학 수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탐구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시간적인 제약을 덜어주기 위해 계획된 것이지만, K 교사의 수업에서는 학생의 활동보다 교사의 설명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물론 이러한 교사의 설명은 학생의 활동 및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계획되었음이 분명하지만, 보다 정확한 개념의 이해를 위한 교사의 신념은 학생들의 탐구 활동 자체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K 교사는 과학 과목을 두 시간으로 연결하여 수업하는 장점을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면담자: 저는 학교에서 두 시간 수업을 연속으로 하는 거 처음 봤거든요. (두 시간 연속으로 수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 K 교사: 그런 거 저도 처음이거든요. 근데 좋은 점이 더 많아요 단점보다, 실험하기 딱 좋아. 실험을 한시간 하면 정신없거든요. 두 시간에 하면 발표도 충분히 하고 기본 개념도 가르쳐주고 해서, 우리 학교가 그런 수업을 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런데 꼭 두 시간씩을 한번 붙이는 거 ** 괜찮은 방법인 것 같아(K 교사 면담 0409).
K 교사는 두 시간을 연속하여 수업하는 것의 장점으로 충분한 발표 시간 확보와 실험 활동 및 개념 이해 등을 들었다. 그러나 정작 교사가 두 시간 연속 수업을 통해 보여준 신념은 충분한 개념 이해를 위한 교사의 설명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즉 연속 수업의 장점으로 교사가 생각하는 것은 탐구 과정을 학생들이 좀더 충분히 습득하는 것에 있지 않고 교사가 좀 더 많은 개념, 혹은 용어를 자세히 설명하는데 있었던 것이다. 구성주의의 입장에서 볼 때, 교사의 개념 설명이 학생들의 인지 구조에 유의미하게 연결되지 못할 때는 아무리 자세히, 반복적으로 전달하여도 학습에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 수업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부족한 시간에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교사에게 의미가 있는 활동들이 아니라 학생에게 의미가 있는 활동들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는 중학교 과학 교사가 탐구 수업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신념과 실제 수업을 분석하여 교사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 실제 수업과 어떻게 관련지어지는지를 두 교사의 사례를 통해서 질적인 방법으로 접근하여 보았다. 이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개방형 설문지와 척도형 설문지를 통해 분석한 결과, 교사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표현해 보는 학생 중심의 수업이 탐구 수업이라고 생각하였으나, 대부분 교사가 자세하게 안내하고, 통제하는 수업을 하였다. 그리고 탐구 과정의 경험보다는 탐구 결과를 더 잘 이해하고 기억하기 위한 수단으로 탐구 수업을 실행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대개 교과서 또는 주어진 과정을 그대로 따라하는 경험을 하였고, 자신들의 경험을 교사가 기대했던 대로 개념이나 탐구 과정의 인식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교사들의 탐구 수업에 대한 신념과 실제 자신들이 행하는 수업은 대부분 일치하지 않았다. 교사의 신념들은 교사가 진리를 전수하고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학습을 이끌어 나가며 학습의 과정에서 인식과 태도가 변화한다고 믿는 구성주의적인 인식론의 맥락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실제 수업을 관찰한 결과, 학생의 주체적 사고 과정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였고, 교사가 매사를 주도하는 전통주의적인 수업과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설문지를 통해서 교사의 신념을 질문하였을 때, 두 교사는 모두 구성주의적 신념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실제 수업에서 발현되는 교수-학습 행동의 양상은 크게 달랐다. 이를 통해 설문 조사를 통한 연구의 한계점을 여실히 깨달을 수 있었고, 질적 연구의 필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교육이 특정 가치를 지향하는 활동이라고 할 때 탐구로서의 과학에 대한 가치를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최소한의 내용 규정인 교육과정에서조차 탐구 과정과 탐구 활동을 통하여 학생들이 성취해야 할 가치에 대한 것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그 방법 또한 교사의 재량에 맡겨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제대로 탐구로서의 과학의 가치를 인식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교육과정에서 좀더 구체적이고 실천적으로 탐구수업에 대한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탐구 과정의 목표도 내용 목표와 마찬가지로 구체화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교사 교육을 통해 과학의 본성과 탐구 활동에 대한 교사의 신념이 올바로 형성되고 이러한 신념들이 수업에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탐구 학습의 실현을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에 대한 관점의 변화도 뒤따라야 한다. 교사의 위치가 지식 전달자의 역할에서 정보제공자나 인도자의 역할로 전환되기란 매우 어렵다. 관점의 전환을 위한 계속적인 재교육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교사를 위한 재교육은 전통주의적 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험하지 않는 것을 신념화하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므로 재교육 과정에서 구체적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교사들의 신념이 전환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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